받는 사람: 그날의 너에게보내는 사람: 익명부치지 못한 날짜: 2020년 9월 3일처음 널 본 날도 비가 왔어.우산을 들고 있었는데, 네 옷자락은 이미 젖어 있었지.그게 이상하게... 눈에 밟혔어.그날 이후로, 나는 항상 비 오는 날을 기다렸어.널 다시 볼 수 있을까 해서.편의점 앞 투명 우산에 비가 뚝뚝 떨어지는 걸 멍하니 보던 날,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누군가를 기다리는 일은 꼭 비를 맞는 기분이구나.우산은 있는데, 젖게 되는 일.널 아예 모르는 사람이었다면,이런 편지도 쓰지 않았을 텐데.그게 더 나았을까.가끔은 그렇게 생각해.기억이 아예 지워졌다면,지금 나는 더 가벼웠을까.그런데 이상하지.나는 아직도그날 젖은 옷을 입고 있던 너를기억하고 있어.그리고 아직도그날의 내 마음을그 비를다 잊지 못했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