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영아. 오래간만에 불러보는 이름이다.살다가 한번씩 지금의 너를 찾아보자고옛날에는 없던 SNS를 뒤져보고특이했던 네 동생이름도 검색해보고그렇게 또 잊고 살아가다어느날 문득 너의 집이었던 곳을 찾아갔다가이미 재개발되어 사라진 낮은 아파트.떡볶이를 사먹던 시장.꼭대기를 향해가던 60번버스종점.지영아.그 어리던 날 너에게 무슨 일이 있언던 걸까.광복동 무아 음악감상실에서,감천동 꼭대기 전봇대옆에서,하얀 투피스를 입고 수줍게 서서나에게 안녕 인사를 보내던 조용하고 말수없더 내 친구야.나의 기억에 너를 추억하듯너의 기억에 나는 살아있을까.어느 하늘 아래서라도평온하게 웃으며일상을 살아가기를이제는 따뜻한 가정도 있고엄마도 아내도 되었기를너와 이야기를 나누며 걸었던광복동의 그 길을 꿈꿔본다.내 친구 지영아.아프지 않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