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 난소 적출 - 그녀의 계절 2

수술을 하루 앞둔 밤, 그녀는 혼자였습니다.
남편은 곁에 남겠다고 했지만, 그녀는 끝내 남편을 집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차로 10분 거리의 집을 두고 보호자 침상에서 불편하게 뒤척일 남편이 자꾸 마음에 걸렸습니다. 내일이 더 힘들 텐데, 오늘을 먼저 힘들게 할 이유는 없다고 몇 번이나 등을 떠밀었습니다.

“일찍 올게.”
그 말만 남기고, 남편은 조용히 병실 문을 나섰습니다.
고집을 부려 곁에 머물 수도 있었겠지만, 오늘은 그녀가 혼자 있고 싶다는 걸 남편도 느꼈는지 모릅니다.

그녀는 내일을 위해 체력을 아껴야지 하며 자리에 누웠지만,
잠은 쉽게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깊은 새벽, 평생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통증이 시작됐습니다.

아들을 출산하던 순간에도 이런 고통은 없었습니다.
배를 움켜쥐고 숨을 몰아쉬며 버티다가, 결국 눈물이 났습니다.

‘너를 떼어내려는 나에게 복수라도 하려는 거니?’
그런 생각이 들 만큼, 육체와 마음이 동시에 아팠습니다.

낯선 병실, 수술 전날의 불안, 그리고 서러움까지…
모든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온 밤이었습니다.

결국 간호사 호출 버튼을 눌러 진통제를 맞고서야
잠깐 눈을 붙일 수 있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그녀는 남편을 보았습니다.
언제 왔는지 모를 정도로 조용히 와 있던 그는 피곤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언제 왔어요?
“조금 전에. 좀 잤어?”

정작 남편은 제대로 잠을 못 잔 얼굴이었습니다.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수술 준비를 묵묵히 도왔습니다.

수술복이 도착하고, 소독 세트가 놓였습니다.
남편은 말없이 커튼을 쳐주고, 환복을 도우며 머리를 묶어주었습니다.
필요한 게 빠지진 않았는지 몇 번이고 챙기며 작은 손길로 그녀를 감쌌습니다.

같은 병실의 환자들도 따뜻한 말 한마디씩 건넸습니다.
“수술 잘 될 거예요.”
“어젯밤에 아파서 못 주무신 것 같던데… 한숨 자고 나면 끝나있을 거예요.”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의 눈빛과 말이 참 고마웠습니다.

수술 대기실엔 그녀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아픈 사람들이 많구나…”
그녀는 손을 꼭 쥐고 있는 남편을 바라보았습니다.

“기다릴게. 잘 다녀와.”
남편은 짧게 말하며 그녀의 손을 쓰다듬었습니다.
그 순간, 말로 다 못할 따뜻함이 그녀를 감쌌습니다.

수술실 안은 생가보다 크고 차가웠습니다.
몸이 묶이고 혈압계가 팔을 감싸며 기계음이 울려 퍼졌습니다.

그때 간호사 한 명이 다가와 조심스레 말했습니다.

“추우시죠. 조금만 있으면 침상 바닥이 따뜻해질 거예요.”
“네. 감사합니다.”
그녀는 마음 깊이 감사했습니다.

낯선 공간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걱정해 주는 그 말이 얼마나 큰 위로였는지…
그녀는 눈을 감고 속으로 되뇌었습니다.

‘괜찮아. 나는 잘할 수 있어.’

마취 약물이 서서히 퍼져가고, 의식이 흐릿해지던 순간,
눈가에 무언가 뜨거운 것이 흘렀습니다.
그것이 눈물인지, 그냥 감각의 환상인지조차 구분할 수 없었지만
그녀는 분명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당신도 잘 해내실 거예요

누구에게나 불안한 순간은 찾아옵니다.
특히 수술 전날 밤처럼, 혼자라는 기분이 깊게 밀려오는 순간들.

그럴 땐 손을 잡아주는 한 사람,
괜찮다고 말해주는 한 문장이
우리 마음을 붙잡아주는 큰 힘이 되어줍니다.

지금, 그녀처럼 두려운 날을 지나고 계신가요?
당신도 분명 잘 해내실 거예요.

오늘도, 마음을 단단히 안고
천천히, 무사히 걸어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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