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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혹시 이 편지가 너에게 닿을 수 있을까?
아마 아니겠지.
하지만 적어보고 싶었어. 말 한 마디 건네지 못했던 그 마음을.
우리는 늘 같은 버스를 타.
같은 시간, 같은 정류장에서.
너는 항상 같은 자리 창가 자리에 앉고,
나는 창밖을 바라보는 너의 모습을 보며,
매일 작고 사소한 용기를 꺼내보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너를 보내.
내겐 너와 나눈 말도, 인사도 없어.
그저 익숙한 풍경처럼 너를 바라보다가,
버스가 멈추고, 네가 내리면
세상이 잠깐 멈춘 것 같다가도
문이 닫히는 순간 다시 흘러가.
사실은 말야,
네가 웃는 날이면 나도 괜히 좋은 하루가 시작되는 것 같고,
네가 지쳐 보이는 날이면
괜히 마음이 무거워.
그렇게 아무 말도 없이 몇 달을 함께 달려왔어.
서로를 모른 채, 매일 스쳐가는 사이로.
언젠가 한번쯤은
"안녕"이라고 인사라도 건넬 수 있을까.
그게 전부일지도 모르지만,
그 한마디로도 나의 오랜 용기가 다 쓰일지도 몰라.
이 편지는 전해지지 않아도 괜찮아.
다만, 오늘도 같은 자리에서 널 바라보는 한 사람이 있다는 걸
혹시 언젠가 알게 된다면,
그날 나는 너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을지도 몰라.
너에게서 단 한 걸음 떨어진 자리에서
말하지 못한 짝사랑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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