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티오. 너에게
오늘따라 이상하게 창밖을 오래 바라보게 되더라.
창틀 위로 내려앉은 빛바랜 불빛이, 네 생각을 끌어올렸어.
정말 오랜만에 너 이름을 입 안에서 꺼내봤어. 소리 내진 않았지만 말이야.
가끔 그런 순간들이 있어.
아무 일도 없었는데, 괜히 마음이 헛헛해지는 밤.
그럴 때면 어김없이 네가 떠올라.
우리 사이가 끝이었는지, 쉬어가는 길목이었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어.
다만, 시간이 많이 흘렀다는 건 확실해.
그 안에 나는 좀 다듬어졌고, 조금은 무뎌졌고...
그렇게 너 없는 오늘을 계속 살아내고 있어.
만약 다시 널 만나게 된다면,
예전처럼 웃을 수 있을까? 아니면 그냥, 스쳐지나갈까.
그 답도 모르겠는 지금이지만,
너를 미워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어.
그저, 많이 그리웠어.
지금 네가 어디서, 어떻게 지내든
네 밤은 조금 더 따뜻하길.
내가 이 밤 창가에서 조용히 기도할게.
잘 자, 안녕.
잊은 줄 알았는데, 속으로 불러보는
이름이 있으신가요.
계절이 돌아오면 마음이 먼저 기억하는 이름이 있으신가요.

반응형
'부치지못한편지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간의 편린 속에서 안녕 친구 너에게 (1) | 2025.06.18 |
---|---|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서 (0) | 2025.06.14 |
오래전 친구에게 (0) | 2025.06.11 |
엄마, 잘 지내시죠 (1) | 2025.06.11 |
오늘 하루의 나에게 (0) | 2025.06.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