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치지못한편지함

하지못한 대답

중년언니 2025. 6. 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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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는 사람: 너에게

보내는 사람: 익명

부치지 못한 날짜: 2020년 2월 9일



그날,
너의 문 앞을 맴돌다 그냥 돌아섰어.
아무 말 없이.

어쩌면 다시는 그 문을 두드릴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걸 알면서도
괜히 네가 집에 없길 바랐던 건지도 모르겠어.

내가 했던 말들,
내가 하지 못한 말들,
전부 머릿속에서 무겁게 겹쳐졌어.

무릎 꿇고 빌고 싶을 만큼
너에게 미안한 일들이 자꾸 생각나는데,
그땐 왜 그렇게밖에 하지 못했을까.

시간이 조금만 더 필요했어,
그땐 그 말조차 못했지.
내가 가진 자존심이라는 허울이
너보다 더 중요했던 게 문제였어.

너의 안부를 궁금해하다
결국 나의 안부도 잊게 되었어.

내가 너였더라면,
이런 나를 용서할 수 있었을까.

그 대답은
아직도 못하겠어.



이 글은 누군가의 부치지 못한 편지입니다.
읽고 싶은 사람만 읽어주면 돼요.
이 마음은 아직, 보내지 않았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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