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보 경고
"왜 팔꿈치가 이렇게 아플까요?"
처음에는 팔을 조금 쓸 때만 찌릿한 통증이 있었다. 가방을 들거나 병뚜껑을 돌릴 때, 팔꿈치 바깥쪽이 찢어질 듯 아팠다. 대수롭지 않게 넘기다 보니 나중에는 물건을 들기도 어려워졌다. 병원에 가니 들려온 진단은 의외로 간단했다. "테니스 엘보입니다."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 나로서는 생소한 이름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간단하지 않았다. 팔 하나를 제대로 쓰지 못하니 일상이 완전히 불편해졌다.

엘보란 무엇인가?
'엘보(Elbow)'란 원래 '팔꿈치'를 뜻하는 단어다. 하지만 의료적으로는 주로 '테니스 엘보' 또는 '골프 엘보' 같은 특정 질환을 의미한다. 반복적인 팔 사용이나 미세한 손상으로 인해 팔꿈치 주위 힘줄에 염증이나 미세 파열이 생기는 상태를 말한다.
테니스 엘보 (외측상과염): 팔꿈치 바깥쪽 힘줄에 염증.
골프 엘보 (내측상과염): 팔꿈치 안쪽 힘줄에 염증.
이름과 달리, 테니스를 치지 않아도, 골프를 하지 않아도 생길 수 있다. 주부, 사무직, 목수, 요리사처럼 팔을 많이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엘보에 걸릴 수 있다.
주요 원인
엘보는 한순간 충격보다 '반복된 과사용'으로 발생한다. 대표적인 원인은 다음과 같다.
팔목을 반복해서 사용하는 작업
손목을 뒤로 꺾거나 비트는 동작 반복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들고 나르는 일
컴퓨터 키보드, 마우스 과다 사용
요리, 청소, 빨래 같은 집안일
공구나 작업 도구를 많이 다루는 직업
즉, 손목과 팔꿈치를 자주, 무리하게 쓰면 테니스 엘보나 골프 엘보가 발생할 수 있다.
주요 증상
엘보가 생기면 팔꿈치가 찌릿하거나 무거운 느낌부터 시작해 점점 통증이 심해진다.
팔꿈치 주위의 국소 통증
팔꿈치 외측(테니스 엘보) 또는 내측(골프 엘보) 압통
손목을 굽히거나 펴는 동작에서 악화
병뚜껑 따기, 수건 짜기 등 손목 비트는 동작 시 극심한 통증
악력 저하: 물건을 쥐기가 어렵다
팔 전체에 힘이 빠지는 느낌
심해지면 단순한 통증을 넘어 일상적인 손 움직임까지 제한된다.
진단 방법
엘보는 대부분 '문진'과 '신체검사'로 진단이 가능하다. 의사는 팔꿈치 주위를 눌러보고 통증 부위를 확인하며, 특정 동작을 통해 증상을 유발시켜 진단한다.
필요할 경우 추가 검사로 확진할 수 있다.
초음파 검사
힘줄의 염증, 미세 파열 등을 확인.
MRI 검사
힘줄 손상 범위나 다른 관절 질환과의 감별.
X-ray 촬영
뼈 구조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함 (염증 자체는 X-ray에 보이지 않음).
특히 통증이 오래 지속되거나, 손목·어깨 통증과 동반되는 경우는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치료 방법
1. 초기 보존적 치료
대부분의 엘보는 수술 없이 보존적 치료만으로 호전된다.
안정: 팔꿈치 사용 줄이기
얼음찜질: 하루 220분 정도
소염진통제(NSAIDs) 복용
압박 붕대, 팔꿈치 보호대 사용
물리치료: 초음파 치료, 전기자극치료(TENS)
스트레칭과 근력 강화 운동
가장 중요한 것은 통증을 유발하는 동작을 중단하는 것이다. 억지로 계속 사용하면 염증이 심해져 회복이 늦어진다.
2. 주사 치료
통증이 심하거나, 기본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주사 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
스테로이드 주사: 염증을 빠르게 가라앉힘. 단, 반복 사용은 권장되지 않음.
히알루론산 주사: 관절 윤활 개선, 통증 완화.
자가혈(PRP) 주사: 자신의 혈액에서 성장인자를 추출해 손상 부위 회복 촉진.
주사는 일시적으로 통증을 줄여주지만, 장기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적절한 재활운동이 병행되어야 한다.
3. 수술적 치료
6개월 이상 보존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고,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라면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손상된 힘줄 부위를 제거하고 다시 봉합
내시경을 이용한 최소 절개 수술 가능
수술 후 재활치료 필수
다만, 엘보 수술은 최후의 수단이며, 전체 환자의 5~10%만이 수술을 필요로 한다.
재활과 운동
엘보는 재활이 치료의 핵심이다. 팔꿈치 통증이 조금 완화되었다고 무리하면 재발 위험이 크다.
추천 재활운동:
손목 신전 스트레칭
손목 굴곡 스트레칭
악력 강화 운동(손아령, 테라밴드)
팔꿈치 주변 근육 강화 운동
주의사항:
통증이 심할 때는 운동 금지
운동은 하루 10분씩, 점진적으로 늘리기
무거운 물건 들기 금지
재활은 서두르면 안 된다. 꾸준히, 천천히 근육을 강화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예방 방법
엘보를 예방하려면 팔을 사용하는 습관 자체를 바꿔야 한다.
무거운 물건 들 때 팔 전체 사용 (손목에 부담 주지 않기)
장시간 반복 작업 시 중간에 휴식
컴퓨터 사용 시 손목 받침대 사용
손목 스트레칭을 수시로 실시
운동 전 충분한 준비운동
무리한 힘주기, 비트는 동작 피하기
특히 주부, 사무직, 기술직 등 손목을 혹사하는 직업군은 평소 관리가 필수다.
방치할 경우 문제점
엘보를 방치하면 단순 통증을 넘어서 만성적인 팔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만성 통증으로 일상생활 큰 제약
악력 저하, 물건 들기 어려움
손목, 어깨 2차 질환 발생
수술적 치료까지 필요해질 수 있음
업무 능력, 일상 자립성 저하
초기에 적절히 치료하면 대부분 호전되지만, 무리하게 방치하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며 넘겼던 팔꿈치 통증이 어느새 일상을 잠식해 버릴 수 있다. 엘보는 초기에 관리하면 충분히 좋아질 수 있는 질환이다.
작은 통증도 가볍게 여기지 말고, 휴식과 치료, 재활을 통해 팔의 건강을 지켜야 한다. 우리 몸의 소중한 팔,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아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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