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치지못한편지함
미안해라고 말해줘서 고마워
중년언니
2025. 6. 2.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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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는 사람: 너에게
보내는 사람: 익명
부치지 못한 날짜: 2021년 3월 7일
오늘은 네가 처음 내게 사과하던 날이 떠올랐어.
무뚝뚝하게 앉아 있던 너는 한참을 말없이 있다가,
“미안해”라고 아주 작게 말했지.
그 두 글자에 내가 얼마나 울컥했는지 몰라.
우리가 그렇게까지 무너질 줄은 몰랐어.
그때 난 용서하고 싶었고,
넌 나를 붙잡고 싶어했어.
서로가 원하는 게 같은데
그걸 끝내 확인하지 못하고 돌아섰던 우리.
이제 와서 묻고 싶어.
그 날 이후로 너도 나처럼
밤마다 그 순간을 되돌려보며 잠에 들었는지.
너도 그랬다면, 그건 위안일까 더 큰 슬픔일까.
지금도 그날의 카페에 가면
창가 자리에 너랑 나,
둘이 마주 앉아 있는 착각을 해.
햇살은 여전한데
그 따뜻함이 마음엔 닿지 않아.
그때 우리가 조금 더 솔직했다면
지금 너에게 편지를 쓰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다 지난 일이니까, 그만 놓아주려 해.
그래도 마지막으로 이 말은 전하고 싶어.
그때 너의 “미안해”,
나는 진심으로 고마웠어.
이 글은 누군가의 부치지 못한 편지입니다.
읽고 싶은 사람만 읽어주면 돼요.
이 마음은 아직, 보내지 않았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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